레터링

나에게 레터링은 목적과 의도를 갖고 글자를 ‘그리는’ 일이다. 캘리그라피가 ‘쓰기’라면 레터링은 ‘그리기’ — 타이포그래피의 세 갈래(조판·활자 디자인·레터링) 중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자리다.

기표에 기의가 결합되어 우리는 하나의 기호를 이해한다. 그러나 알지 못하는 언어의 기표는 의미를 붙잡을 수 없다. 요컨대 우리는 경험으로 형성된 언어적 틀 속에서 기호를 읽는다. 레터링의 재미는 바로 이 틀을 흔들 수 있다는 데 있다. 글자의 형태만으로 단어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. 기표를 보는 순간 기의가 떠오르도록, 단어가 ‘그 단어답게’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 — 그게 레터링의 힘이고, 그래서 레터링은 매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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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련 낱말: 류주성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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